메카로 향하는 길 위에서 황혼녘에 칼날이 떨어졌고, 이슬람 세계 최고의 천문학자는 자신의 아들이 내린 명령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천문학자의 처형: 울루그 베그의 아들, 왕좌를 찬탈하다
한 왕자가 이슬람 세계 최고의 별 관측자를 살해했을 때
한 티무르 왕조의 왕자가 자신의 아버지를 참수했다. 그 아버지는 제국보다 오래 살아남은 성도(星圖)를 남긴 천문학자 술탄이었다.
메카로 향하는 길 위에서 황혼녘에 칼날이 떨어졌다. 무시무시한 정복자 티무르의 손자이자 티무르 제국의 통치자였던 울루그 베그는 1449년 6월 24일, 사마르칸트 외곽의 먼지 낀 땅 위에 무릎을 꿇었다. 칠십 평생이 영광이 아닌 배신으로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그의 처형자는 바로 자신의 아들 압드 알라티프의 하인이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사십 년간 지켜온 왕좌를 막 찬탈한 참이었다.
그러나 울루그 베그는 평범한 술탄이 아니었다. 정복 위에 세워진 왕조에서, 그는 검보다 별을 택하는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다. 중앙아시아의 하늘을 향해 30미터 높이로 솟아오른 원통형 건축물인 사마르칸트 천문대에는, 천문학자들이 대리석 호(弧)에 새겨진 계단을 올라가야 할 만큼 거대한 육분의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 기구를 통해 울루그 베그는 994개의 천체를 담은 성표 『지지 술타니』를 편찬했는데, 그 정밀함에 유럽의 천문학자들은 이후 2세기 동안 이를 의지했다.
음모는 수개월간 곪아왔다. 총애에서 밀려난 것에 분노한 압드 알라티프는, 술탄이 제국보다 방정식에 더 관심이 많다고 수군대는 불만 세력의 귀족들을 규합했다. 지방에서 반란이 일어나자 울루그 베그는 이를 진압하러 진군했지만, 적군을 이끄는 자가 바로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되었다. 불과 며칠 전 디마슈크 전투는 참패로 끝났다. 천문학자 왕은 충성파를 규합하기 위해 사마르칸트로 달아났지만, 배신은 말발굽보다 빨랐다.
과학 탐구라는 "죄"에 대한 속죄로 메카 순례를 가장한 거짓 여정을 강요당한 울루그 베그는 결코 성지에 닿지 못했다. 압드 알라티프는 신임하는 노예에게 간단한 명령을 내렸다. 그 노인의 머리는 먼지 날리는 길 어딘가에서 몸에서 잘려 나갔고, 그의 피는 그가 한때 낯선 별자리 아래서 지도로 그렸던 그 땅에 스며들었다.
💡 울루그 베그의 천문대 육분의는 반지름이 40미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해서, 1908년 이를 발굴한 소련 고고학자들은 처음에 그 지하의 호(弧)를 고대 관개 수로로 오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