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세계는 굉음과 함께가 아니라, 한 소년이 별장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끝났다.
로마가 무너진 날: 고대 세계의 종말
마지막 서로마 황제가 폐위되다 — 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서기 476년 9월 4일, 마지막 서로마 황제가 폐위되었다 — 그러나 로마의 '멸망'은 수 세기에 걸쳐 진행되어 왔고, 당대의 사람들은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다.
서기 476년 9월 4일, 오도아케르(Odoacer)라는 게르만족 족장이 서로마 제국의 마지막 황제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Romulus Augustulus)를 폐위시켰다. 로물루스는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아버지에 의해 황제로 옹립된 16세 소년이었다. 오도아케르는 그를 캄파니아(Campania)의 안락한 별장으로 추방하고, 황제의 상징물들을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로 돌려보냈다. 이로써 서로마 황제의 계보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당시에는 거의 아무도 이를 주목하지 않았다. 서로마 제국은 이미 수십 년간 분열되어 가고 있었다. 수많은 황제들이 폐위되거나 살해당했다. 로마 시 자체도 두 차례나 약탈당했다 — 410년에는 서고트족(Visigoths)에게, 455년에는 반달족(Vandals)에게. 로마의 인구는 백만 명에서 약 5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실질적인 권력은 이미 오래전에 게르만족 장군들과 왕들에게 넘어간 상태였다.
로마의 '멸망'은 대격변이라기보다는 오랜 쇠퇴의 과정이었다. 로마의 제도, 법률, 그리고 기독교는 이미 유럽 전역으로 퍼져 있었다. 동로마 제국 — 역사가들이 비잔틴 제국(Byzantine Empire)이라 부르는 — 은 1453년까지 거의 천 년을 더 존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76년은 고대의 종말과 중세의 시작을 알리는 관례적인 날짜가 되었다. 이후 천 년 동안 지중해 세계는 지역 왕국들로 분열되었고, 이슬람이 부상했으며, 결국 유럽 문명이 오늘날의 현대 세계를 만들어낼 형태로 등장하게 되었다.
💡 마지막 서로마 황제의 이름은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Romulus Augustulus)였다 — 로물루스는 로마의 전설적인 건국자의 이름에서, 아우구스툴루스는 '작은 아우구스투스'라는 뜻이다. 당대 사람들은 이 이름을 아이러니하게 여겼다.